봉준호 감독의 2017년 영화 《옥자》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 기업의 탐욕, 환경 문제 등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되었으며, 글로벌 캐스팅과 독창적인 연출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슈퍼돼지 ‘옥자’와 소녀 미자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감동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옥자》의 줄거리, 결말, 그리고 영화 속 숨겨진 의미를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영화 《옥자》 줄거리
《옥자》는 다국적 기업 미란도(Mirando Corporation)의 대표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가 슈퍼돼지를 개발하며 시작됩니다. 이 슈퍼돼지는 환경 친화적인 가축으로, 26마리를 각국의 농가에 보내 길러지도록 합니다.
10년 후, 한국 산골에서 미자(안서현 분)와 그녀의 할아버지는 슈퍼돼지 ‘옥자’를 가족처럼 키웁니다. 옥자는 크고 힘이 세지만, 미자와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함께 지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미란도 그룹은 최우수 슈퍼돼지로 옥자를 선정하고, 강제로 뉴욕으로 데려가려 합니다.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고, 이 과정에서 동물 해방 전선(ALF)이라는 단체를 만나 도움을 받습니다. 이 단체의 리더 제이(폴 다노 분)는 미자를 돕겠다고 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미자의 순수한 의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ALF는 미란도 그룹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옥자를 미란도 실험실로 보내고, 그곳에서 옥자는 잔인한 실험을 겪습니다.
미자는 뉴욕까지 옥자를 쫓아가고, 미란도 그룹의 홍보대사이자 동물학자인 조니 윌콕스(제이크 질렌할 분)의 잔혹한 실험 장면을 목격합니다. 결국, 미자는 루시 미란도의 쌍둥이 자매이자 더욱 냉혹한 사업가인 낸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1인 2역)를 만나 거래를 시도합니다.
2. 《옥자》 결말과 의미
미자는 자신이 평생 모아온 금돼지를 내밀며 옥자를 사겠다고 제안합니다. 돈이 최우선인 낸시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미자는 옥자를 구출해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도살장에는 수많은 슈퍼돼지들이 감금되어 있었고, 미자와 옥자는 그들을 모두 구할 수 없었습니다. 떠나기 전, 옥자는 새끼 슈퍼돼지 한 마리를 숨겨 미자에게 맡기고, 미자는 이 작은 생명을 데려가 보호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미자는 사랑하는 옥자를 지켰지만, 거대한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대다수의 동물들은 여전히 희생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작은 생명을 구하는 행위는 희망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구조적으로 변하지 않는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드러냅니다.
3. 《옥자》의 숨겨진 의미와 해석
(1) 자본주의와 소비문화 비판
영화는 다국적 기업 미란도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를 비판합니다. 기업은 친환경과 도덕성을 내세우지만, 결국 수익을 위해 잔인한 행위를 서슴지 않습니다. 미란도 그룹의 홍보 방식, 광고 전략, 거짓된 이미지 메이킹은 현실에서 기업들이 환경 문제를 이용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2) 동물권과 인간의 이중성
영화는 동물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합니다. 미자는 옥자를 가족처럼 사랑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슈퍼돼지를 단순한 ‘상품’으로 여깁니다. 심지어 동물 해방 전선조차도 목적을 위해 옥자를 도구로 이용합니다. 이는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3) 희망과 무력감의 공존
미자가 옥자를 구하는 것은 작은 승리이지만, 도살장의 거대한 시스템 앞에서 개인의 힘은 한계가 있습니다. 영화는 이처럼 현실의 잔혹함과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옥자의 새끼를 구하는 장면은 이러한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결론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단순한 감동 스토리를 넘어 현대 사회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자본주의의 탐욕, 소비 문화, 동물권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한편으로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미자와 옥자의 관계는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지만, 결국 거대한 시스템 앞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현실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옥자》는 감동적이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입니다.